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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

by goodhealth2080 2026. 1. 13.

병원에서 검사를 한 뒤 의료진의 설명을 들을 때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단정하기 어렵습니다"같은 표현을 들어본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100%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애매하게 표현하는 의료진의 대답으로 오히려 걱정이 더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병원에서 명확한 단어 대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의료 언어는 확정보다 범위를 먼저 전달한다.

일상 대화에서는 명확한 결론이 중요하지만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완벽한 하나의 답을 이야기하기보다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를 공유하는데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정을 미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확정되어 말할 수 있는 선을 넘지 않기 위함입니다. 임상에서는 섣부르게 내리는 확신이 오히려 혼란을 키우는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환자들이 애매하다고 느낄 수 있는 표현을 통해 지금 상황에서의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애매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듣는 환자 입장에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소통 방식에 가깝습니다.


2. 애매한 표현은 책임 회피가 아니라 오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이다.

많은 사람들이 애매한 말을 듣고 나면 확실히 말해주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의 애매함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표현이기보다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특정 표현을 단정적으로 사용하였을 때 이후 상황이 달라지면 그 말 하나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결과 중심의 표현이 아닌 과정 중심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환자를 불안하게 만들기보다 상황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소통 방식입니다.


3. 설명은 결론보다 '공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병원에서의 설명은 정확한 답을 알려주는 일종의 발표가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가 정보를 공유하는 대화에 가깝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표현은 듣는 사람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표현이 됩니다. "지켜보자"라는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기준으로 다음 단계를 함께 생각해 보자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임상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있을 때 이후 상황 변화에 대해 환자 스스로가 정리를 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즉 애매한 표현은 설명을 흐리기 위한 것이 아닌 설명에 대해 환자에게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명확하지 않은 말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설명이 애매하다고 느껴질수록 현재 상태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서 해석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 불확실성을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불안감을 주기 위한 선택이기보다 검사 결과 및 환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단순화하여 진료의 방향을 잡지 않겠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안에는 "지금 이 정도까지 말할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