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진료가 끝나고 병원 밖으로 나오면 '생각보다 금방 끝난 것 같은데? 진료를 대충 봤나?'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시간을 보면 상당 시간 머물렀는데도 체감 시간은 훨씬 짧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진료 시간이 유독 짧게 인식되는 이유를 시간, 환경, 집중도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시간은 압축되어 느껴진다.
사람은 긴장을 하거나 집중할수록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인식합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낯설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듣는 정보, 질문, 상황 판단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환경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황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이때 뇌는 들어오는 정보들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려고 하며 그 과정에서 시간의 감각이 압축되어 나타납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느긋하게 흘러갔던 시간들이 진료실에서는 유난히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는 동일한 시간이 흘렀더라도 상황에 대한 인지 과정이 촘촘해질수록 체감하는 시간이 짧아지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2. '대기'와 '진료'는 서로 다른 시간으로 기억된다.
진료받은 경험을 떠올릴 때 많은 사람들은 대시 시간과 진료 시간을 분리해서 기억합니다. 대기하는 시간은 길게 느껴지고 진료를 받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는 대기 중에는 할 일이 거의 없고 진료 중에는 정보가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기억은 벌어진 사건의 크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영향력이 낮은 시간은 길게, 영향력이 높은 시간은 짧게 회상됩니다. 그래서 실제 체류 시간과는 다르게 진료받은 장면만 떼어 놓고 보면 "순식간에 끝났다"는 인상이 남기 쉽습니다.
3. 질문과 답이 빠르게 오갈수록 체감 속도는 빨라진다.
진료 중에는 질문과 대답이 연속적으로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이 과정은 대화라기보다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질문을 듣고 바로 반응해야 하다 보니 생각할 틈도 없이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처럼 반응 중심의 상황에서는 흐르는 시간을 느끼기보다는 지나가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진료가 짧게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 시간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체감할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4. 끝난 뒤에야 시간을 되짚어보게 된다.
진료실을 나오기 전까지는 시간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거의 없습니다. 모든 과정이 다 끝난 뒤에야 '벌써 끝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는 어떠한 상황에 대한 경험을 마친 후에야 전체적인 상황을 한 번에 돌아보기 때문입니다. 이때 기억은 세부 장면보다 인상 위주로 정리됩니다. 그래서 몇 분간 이어진 과정이 하나의 짧은 장면처럼 압축되어 남게 됩니다. 진료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은 실제 시간보다 기억이 정리되는 방식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병원 환경에서 일반적인 경험과 인식 과정을 바탕으로 한 정보입니다. 개인에 따라 느끼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